원어 문법
과학어 원어의 문법은 중립성을 위해 수학의 집합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언어에서 모든 문장은 부분집합과 초집합(superset)의 관계, 또는 원소와 집합의 관계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는 빨갛다'라는 문장은 '사과'라는 것이 '빨갛다'라는 성질을 가진 무수히 많은 것들 중의 하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는 빨갛다'라는 문장은 '{사과}⊂{빨간 것}'이라는 표현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원어에서는 집합론에서 쓰이는 기호 별로 총 5개의 조사 부류가 구성되어 있어, 국제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계사
단어와 조어에 나왔듯이, 제1 조사 부류는 접두사 '닌'으로 표시되는 계사입니다. 계사는 앞서 나온 예시에서처럼 명사구와 명사구를 주어부와 서술부처럼 이어지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사실상 문장에서 동사의 역할을 하는 절을 만드는 매우 중요한 조사입니다. 예시로 보겠습니다.
분 | 닌 | 논베 | 빈네노모호 | 신메 | 신니 | 빈베웨소로 | 신메히 | 긴예. |
분 | 닌 | 논-베 | 빈-네노모호 | 신-메 | 신-니 | 빈-베웨소로 | 신-메-히 | 긴-예 |
입자 | 調1 | 調5-것 | 名6-가지돌기 | 名16-0 | 名16-부등호 | 名6-축삭돌기 | 名16-0-양 | 名26-물질량 |
입자가 생기다. |
'생기다'에 대응되는 구가 길어서 그렇지, 'ㄴ'으로 시작하는 단어, 즉 조사만 보면 문장 구조는 간단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입자'가 '생긴 것'에 포함된다는 뜻으로 직역할 수 있고, 여기서 '닌' 바로 뒤의 '논베'는 '-것'을 나타내는 조사로, '입자'가 '생김'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생긴 것' 중의 하나이므로 어떤 특성을 가지게 되는 존재라는 뜻으로 들어간 문법적 요소입니다. 제5 조사 부류이지만, -이다 형식으로 끝나는 문장이 아니라면 반드시 등장할 정도의 높은 빈도를 가진 조사입니다.
수동태
제2 조사 부류는 역시 단어와 조어 파트에서 나왔듯이 '넨'으로 표시되는 수동태 표시자입니다. 자연어의 대격(목적어)와 능격을 비롯한 동사의 주어부가 아닌 필수 문장성분의 표현에 쓰이게 됩니다. 예시로 보겠습니다.
덴다노 | 닌 | 덴다 | 닌 | 넨 | 논베 | 반후세베. | |
덴-다-노 | 닌 | 덴-다 | 닌 | 넨 | 논-베 | 반-후세베 | |
名12-2인칭-부정 | 調1 | 名12-2인칭 | 調1 | 調2 | 調5-것 | 名8-시각 | |
그가 너를 보다. |
'닌 넨'의 앞에 대격, 즉 목적어에 해당하는 단어가 온 것인데, 여기서 '수동'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은, 그 자리에 있는 단어(또는 구)가 수동태의 동사를 가진 문장에 있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현재 있는 동사에 수동태가 붙으면 그 단어가 주격(주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사에 수동태가 붙게 되면 기존 문장의 주격에 변화가 생기는데, 위 예시 문장의 변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덴다노 | 닌 | 넨노 | 덴다 | 닌 | 논베 | 넨 | 반후세베 | ||||
덴-다-노 | 닌 | 넨-노 | 덴-다 | 닌 | 논-베 | 넨 | 반-후세베 | ||||
名12-2인칭-부정 | 調1 | 調2-역 | 名12-2인칭 | 調1 | 調5-것 | 調2 | 名8-시각 | ||||
너가 그에게 보이다. |
전 예시의 문장과 상황적으로는 같은 의미이지만, 문장 성분의 격이 동사의 태에 따라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볼 수 있는 예시입니다. 주격이었던 성분에 '역'을 뜻하는 접사를 붙여 부사어로 나타나게 하는데, 이전 수동태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동사가 역수동태가 되면 이 문장성분이 주어가 된다는 의미를 가진 조사가 붙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주격-대격 언어가 아닌 능격-절대격 언어에서 능격과 절대격을 나타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건데, 기본적으로는 주격-대격 문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능격-절대격 언어의 동사에 수동태가 붙어서 나타나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접속사
제3 조사 부류는 '난'으로 표시되는 접속사입니다. 단순히 단어와 단어 뿐만 아니라 구와 구, 문장과 문장까지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역시 예시로 보겠습니다.
반후세베 | 난니 | 반헤예네 | 닌 | 빈네노모호 | 반. |
반-후세베 | 난-니 | 반-헤예네 | 닌 | 빈-네노모호 | 반 |
名8-시각 | 調3-교집합 | 名8-청각 | 調1 | 名6-입력 | 名8 |
시각과 청각은 감각이다. |
'난니'가 '-와/과'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접사 '-니'는, 해당 조사의 앞뒤 성분을 단순히 이어준 것이지, 두 개의 문장을 붙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표지입니다. 조금 설명이 복잡한데, 다음 예시에서 차이점을 보면서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또한, '-이다' 형식의 동사가 등장하는 문장에서, '논베'가 없어도 문장이 성립한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보다'와 같은 동사가 '보는 것이다'로 나누어지는 것과 달리 이미 계사가 붙은 상태로 나타나는 동사이므로 따로 '-것'이 붙이는 방식으로 제1 조사 부류의 계사를 만들어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접속사의 역할은 단순히 단어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데, 제2 조사 부류에서 들었던 두 문장의 결합으로 바꾸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접속사 표현의 차이도 함께 보시겠습니다.
덴다노 | 닌 | 반후세베 | 난 | 덴다 | 닌 | 논베 | 넨 | 반후세베. | 난 | 민보 | 닌 | 민시. |
덴-다-노 | 닌 | 반-후세베 | 난 | 덴-다 | 닌 | 논-베 | 넨 | 반-후세베 | 난 | 민-보 | 닌 | 민-시 |
名12-2인칭-부정 | 調1 | 名8-시각 | 調3 | 名12-2인칭 | 調1 | 調5-것 | 調2 | 名8-시각 | 調3 | 名1-1차원 | 調1 | 名1-과거 |
그가 보고 너가 보이고 시간이 과거이다.(그가 너를 봤다.) |
의역을 하면 동일한 문장이지만, 직역을 하면 '-고'로 연결되는 세 개의 문장입니다. 접사 '-니'가 하나도 안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여러 개의 구가 아닌, 절 또는 문장을 이어주는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원어 문법에서의 특이한 시간 표현도 보이는데, '-것' 뒤의 명사구에 시간 표현이 추가되지 않고, 아예 별도의 문장으로 나누어서 표현이 됩니다.
수식 관계
제4 조사 부류는 '눈'으로 표시되는 수식 관계 표시자입니다. 부사나 관형사가 없는 과학어에서 부사나 관형사 뿐만 아니라 부사절과 관형절까지 만들어주는, 그리고 더 복잡한 통사 구조에서는 안긴 문장의 표현으로 이어지는 조사입니다. 예시 보겠습니다.
기타 문법
제5 조사 부류는 위에서 나온 주요 문법적인 기능 이외의 문법을 나타내기 위해서 쓰는 부류인데, '논베'를 이용한 동사 표현 이외 표현은 홀로 쓰일 수 없는 뜻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 명사를 구에 첨가하여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원어에서는 잘 쓰이지 않고, 보조어에서 자연어의 다양한 격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논베'의 용례는 앞에 여러 차례 나오므로 추가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겹문장
이제 조금 복잡한 문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보조어 문법
고립성
고립성을 강화시킨 문법은, 사실 그냥 단어를 형태소로 죄다 쪼개는 것입니다. 애초에 '-ㄴ'으로 끝나는 접두사들로 단어와 단어의 경계를 구분하기 때문에 형태소별로 띄어쓰기를 한다고 해서 의미 전달에 문제가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예시로 보겠습니다.
교착성
이미 교착성이 강한 원어 문법에서, 고립성이 나타나는 주요 부분인 조사들을 한 뭉치로 합쳐버린 문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굴절성
접사와 어근들의 나열, 그리고 단어를 단순 나열로 잇는데다가 품사도 두 개 밖에 없는 과학어 특성상 굴절성을 확보하기 상당히 어렵지만, 명사는 힘들더라도 조사에서 굴절성을 넣어 쓰는 방식이 존재합니다. 어두 'ㄴ'과 어말 'ㄴ' 사이 모음만 달라지기 때문에, 이 모음들을 순서대로 조립하여 여러 상황에 따른 굴절 방식을 만든 것인데, 사실 교착성으로도 볼 수는 있지만 굴절성으로도 볼 수 있어 굴절성 문법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